내가 바보가 되어 간다고 느낀다. 뭘 하고 사는지 모르겠고, 목적의식 없이
배회하는 것만 같다. 얼마전 실제로 지도교수는 아니지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어떤 교수님과 복도에서 마주쳤다. 그냥 지나치려다 날 부르신다.
"넌 대학원에서 뭘 하려고 하니?"
정곡을 찌르는 질문이다. 내가 도대체 뭘 하려고 하는지 스스로도 모르니까...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작년 이후로 나는 목적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무언가 일을 맡아도 예전처럼 빠르게 해치우지 못하고 질질 끌며, 그
결과물도 내가 보기에 시원찮은 것들이다. 어쩌다 글을 써도 예전에 내가 썼던
글과 너무 대조된다. 인생에서 아픈 한 해의 경험이 주는 영향이 그렇게 큰
것일까?
교수님에게 뭐라고 대답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최대한 솔직하게
대답한 것 같다. 그리고 군대에 가기 위해 얼마전 시험을 치렀다는
이야기까지... 나에겐 정말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
'자신감'이라는 단어를 언젠가부터 망각했지만, 다시 되찾고 싶다. 그리고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다.
어느덧 12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