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부터 엄마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식탁에 기름진 고기 반찬이 매 끼니 마다 등장하고...
아침에 버스비 없다고 350원 달라고 하면 천원짜리로 몇장 주시고...
내방 청소 해주시고 빨래 가져다 주실때, 아침 잠 깨울때 주로 들어오시던
엄마가 그냥 들어오셔서 한참 있다 가시고...
동생이랑 싸우면 이유도 묻지 않으시고 동생을 나무라시고...
정말 이상했다.
하루는 내 방에 들어오셔서 한참을 앉아 계시다가 "엄마한테 하고 싶은 말 있으면
다 해봐" 하고 아주 조심 스럽게 말씀하시는 거였다..
참으로 이상해라. 내가 맨날 노래 크게 틀어 놓는다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는
다 이상하다고 말씀하시던 엄마가 내가 크게 틀어 놓은 공일오비 노래를
따라하시고....
엄마가 말했다. " 너 저번에 책상위에 써놓은거 뭐니?"
"뭐? 내가 뭐 써놨었어?"
"그래... 그거 왜 써놓은 거니?"
"뭘? 뭘 써놨는지 말을 해야 알지.... 엄마 내 일기장 봤어?
나 요즘 일기도 안쓰는데..."
"아니.. 그거 말고... 종이 한장에 써놓은거..."
엄마가 내 책상 책꽂이에 가시더니, 종이 한장을 진짜로 가져 오시는 거다.
유 언 서
나 칼슈미는 나의 명의의 재산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유언한다.
- 하략
"잉? 이건 여성과 법률 숙제 했던건데..."
"뭐라고? 숙제라고?"
"응.. 나 듣는 교양과목 말이야.. 저번엔 혼인 신고서도 썼었어."
"어휴~ 난 또.."
"하하.. 엄마.. 하하하하... 내가 왜..... 참나... 하하하..
이거 숙제라서 가지고 갔더니 제출도 안하더라."
"근데.. 난 정말인줄 알았지 모니... 봐라.. 니 통장에 든 돈 7,500원 전부를
맨날 싸우는 동생한테 준다지 않나.. 또 맨날 좋다고 듣는 노래들까지도
다 다른 사람에게 주질 않나..."
"사실은 이거 견본에는 땅 몇평을 누구에게 주고 주식을 누구에게 주고 하는데..
난 그런게 없으니깐 내가 가진거랑 아끼는 걸 써본거지..
어이구.. 엄마... 내가 왜... 참나... 그래서 요즘 엄마가.. 하하하
엄마 난 교회 다니고 교회 가서도 우리 귀여운 유치부 애들 봐서 기분 좋고
학교에 가서도 감사할 일 많고 집에 있어서도 감사할일 많은데 내가 왜.."
"아니면 됐어.(엄마의 평소의 퉁명스러운 목소리)"
이날 이후 우리 식탁은 다시 예전의 모습을 찾았고, 동생이랑 싸운다고
누나가 동생한테 양보 안하고 맨날 고집만 부린다고 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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