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글인데... 도대체 누가, 왜 지우는 거죠? *
[ Duksung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하늘지기)
날 짜 (Date): 1996년07월30일(화) 12시53분55초 KDT
제 목(Title): 골리앗에 오르며...
나는 유난히 겁이 많다. 특히 고소공포증이 심하다.
3박4일 동안 돈암동 철거민과 함께한 빈활은 나에게
다시 한번 내 두려움을 깨부수는 계기가 되었다.
골리앗3층까지 발을 부르르 떨며 오르다 다시 4층에 오를 무렵엔 주저앉아 버렸다.
골리앗은 무너질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사람들은 놀고 있는 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투쟁하는 철거민만이 철거에서 해방된다는 말을 실감했다.
나의 지칠줄 모르는 (?) 두려움은 내 안에서 조차 받아 들이기 힘들었지만
10년을 영구임대 쟁취를 위한 그들의 삶앞에서는 극에 달했다.
용역깡패 사무실이 보이는 곳까지 걸어가면서, 그 가파른 언덕을 오르면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던 나는 바보 같았다.
어느날 갑자기 들이닥친 철거에 하루아침에 내 휴식 공간을 빼앗겨 버린
철거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숙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삶 자체가 투쟁이라 했던가..
나는 아직 싸울 준비가 되지 않았다.
내 안에서의 혁명이 아직 멀었다. 얼만큼 더 커야 나는 자신있게
하루를 맞이 할 수 있을까..
통일빈활을 수행하며 그 짧은 기간내 느꼈던 많은 생각들은 이제
내 머리에 어지럽게 산재해 있다.
농활에선 철거민이 함께 했었고 또 이번 빈활에선 농민분이 함께 했다.
농학연대, 빈학연대가 이제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고 믿고 싶다.
도시 빈민이 태어날 수 밖에 없었던 우리의 피폐한 농촌과 일제와 미제가
망쳐버린 우리의 토지정책이 가슴아팠다.
그노래..1학년때 4학년 선배가 가르쳐주었던 그 노래가 생각난다.
내 작은 머리로는 알 수 없지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 건지
뭐하나 이룬 것도 없이 내게
언제나 언제나 얻은 것은 하나없고
잃고만 산 것 같은 상실감에
속으로 움츠러들었던 내모습
언제나 건너 뛴 것 같은 시간들
남들이 말하듯 나도 피해서 갈 수는 있었어
적당히 보여주면서 그냥 감출 수도 있었지만
후회만 남아도 나는 맨발로 느끼고픈 거야
나를 기다리는 저 고난도 나의 삶인걸
내꿈이 커져가면 커질 수록
거울의 내 모습은 작아지고
작아진 내모습에 고갤 돌리지
언제나..................
이렇게 다시 돌아와 일상에 매몰될 내모습이 젤로 두렵다.
다시 이렇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