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10
지은이: 이수익
친구여, 지금 내가 부르는 이 목소리는
옛날의
그 목소리가 아니다.
그전처럼 내 목소리가 맑지 못하고
친구여,
내가 종로에서 너를 만나
어깨를 치며 부르던 그 목소리처럼
천진한 그런 것도 아니다.
어느덧 나는 <에드거 알란 포>의
흉가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알고
그 집을 지켜온 늙은 거미처럼
때에 따라서는 변신도 할 줄 알지.
친구여, 잃어버린다는 일은
결코 슬픈 것만이 아니지만
내가 다시 그리운 플로렌스의 꽃들을 부른다면
꽃들은,
알아서 화답의 눈빛을 띨 것인가
그전처럼 설레이는 몸짓으로 내게
다가올 것인가......친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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