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노예
지은이: 이생진
성산포 에서는
그 육중한 암벽이
바다의 노예임을 시인하고
자기네들의 멸망을 굽어본다
바다의 시녀
지은이: 이생진
성산포에서는
바람은 바다의 시녀(侍女)
사람은 바다의 곤충이고
태양은 바다의 화약인데
산만은 제 고집으로
한 천년 더 살리라
바다의 오후
지은이: 이생진
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한 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
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
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
마을엔 빨래가 마르고
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
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
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엔
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
바다의 찬식
지은이: 자크 프레베르
부서지는 바람을 타고
새어 나오는
바다의 탄식
흐르는 모래 사이로
울부짓는
꿈꾸듯 노래하는 바다
그러다가도
갑자기 침묵하는 바다
일체의 소리도 없고
정지된
죽은 듯한 바다
아~ 오랫만에 바다나 가고 싶다.
바다에 가서 망둥이와 노래하며,
파도를 비웃고,
입질하는 옥돔의 몸놀림에 탄식하는 저들을 향해
나도 남처럼 소리질러 웃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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