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걸린 국어사전 바로잡기
정재도(74) 한말글연구회 회장이 최근 펴낸 <국어 사전 바로잡기>는 아마도 단체가
아닌 개인이 가장 오랫동안 자료를 모아 펴낸 책으로 기록될 듯하다. 한글학회
사전편찬원, 문화부 국어심의회 위원 등 오로지 한글과 함께 살아오며 잘못 쓰는
우리 글을 바로잡는 데 평생을 바쳐온 그의 이 책은 지난 50년 동안 모아온 자료를
집대성한 책이기 때문이다.
“한글학회에서 펴낸 <우리말큰사전>(1957)이 한번 잘못 적은 것은 이후 다른
사전에서 계속 되풀이됐습니다. 지난 92년에 증보판을 펴낼 때 250항목을
고쳤어요.” 그러다 몸이 견디질 못했다. 그는 지금까지 해온 자료를 널리 알리고
새로운 사전을 펴낼 때 참고하도록 지금까지 드러난 한글사전들의 잘못을 모아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이 책에는 한글학회가 펴낸 <…큰사전>과, 민중서관의
<국어대사전>(1961), 삼성출판사의 <새우리말큰사전>(1974), 민중서림의
<국어대사전>(1982) 등 네 종의 사전에서 뽑은 600가지의 잘못이 조목조목 지적돼
있다.
“한국의 사전 편찬자들에게 잘못을 고치라고 편지를 수없이 보냈지만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일본의 <대한화사전> 발행자에게 그 사전의 적기
잘못 서른 남짓 군데를 적어 보냈더니, 고맙다는 사연과 함께 앞으로 더 지도를
바란다는 정중한 편지가 왔어요. 대조적이죠.”
그가 지적하고 있는 잘못 가운데 많은 부분이 우리말을 공연히 한자어로
둔갑시켜놓은 것들이다. 예를 들어 ‘온돌’의 경우 일본의 <대한화사전>에서조차
‘조선말’이라고 인정하고 있는 낱말인데, 많은 사전들이 ‘溫突’이라고 억지로
한자를 덧붙이고 있다. 우리말 바로잡기를 위해 외길을 걸어온 그는 이 책이
밑거름이 돼 “21세기에는 우리말 사전에서 상식적인 잘못이나마 바로 고쳐진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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