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복장은 항상 정장 차림. 경적 대신 ‘그리운 금강산’을 노래한다.
고려대 앞에서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하고 있는 김성수씨(34)가 대학가의 스
타로 떠올랐다.
배달의 생명은 속도.그러나 그는 속도보다 즐거움과 지적인 분위기를 모토
로 하고 있다.그래서 ‘지적 배달원’으로 불린다.한때 총알같은 배달로 세
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고대앞 중국집 배달원 ‘번개’와는 차별화된 행태
다.
‘번개’와의 만남이나 친분관계는 없었지만 그의 소속 역시 공교롭게도 번
개가 몸담았던 ‘설성반점’.우연치고는 묘한 인연이다.
한때 청주에서 입시학원을 경영하기도 했던 그는 사업이 실패하는 바람에
좌절을 맛봐야만 했다.실의에 빠져 방황하고 있을 때 목사님의 권유로 지난
9월 중국집 배달원으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
독특한 그의 행동은 지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영업전략이다.의상뿐만
아니라 자기 홍보를 위해 학내에 게시되는 모든 대자보를 꼼꼼히 보고 관심
사에 관해서 그때마다 자신의 의견을 적은 대자보를 붙인다.그러다보니 배달
중 학생들과 토론하는 일이 빈번하다.
그는 “비록 학생신분은 아니지만 대학문화에 동참해 여러 사안에 대해 같
은 입장에서 고민하고 나름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 또한 일의 즐거움이다”고
말한다.
즐거워야한다는 인생철학을 가진 그는 손님이 한번더 웃게 만들기 위해 여
러 방법을 쓴다.공연 준비중인 학생들에게는 사비를 들여 요구르트나 콜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뒤풀이 중일 때는 무료로 소주를 제공한다.어문계열 학과
에서는 각 전공에 맞는 간단한 회화로 인사를 하기도 한다.
‘너무 의도적이적인 게 아니냐’며 거부감을 갖는 학생도 일부 있다.하지
만 그를 보는 학생들의 시각은 대체적으로 우호적이다.
김호근군(고대 국문4)은 “번개아저씨 이후에 왠지 허전했는데 ‘미스터 K
’를 보면 괜히 한번 웃게 되고 그로 인해 하루가 즐거워지기도 한다”며 반
가움을 나타냈다.
[황희창기자·teehee@ 정성배(고려대)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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