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보았던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
이 시 좋아하시는 분 많을 듯 해서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아참..이 시보다 한용운님의 호와 이름이 헷갈렸던 제 친구 생각이 나는군요.
한해 만용운이라... 지금 생각해도 좀 심합니다. ^^
님의 침묵
- 한 용 운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남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세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니의 얼
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
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
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
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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