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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NU ] in KIDS
글 쓴 이(By): arche (기마토끼)
날 짜 (Date): 1994년07월22일(금) 01시07분21초 KDT
제 목(Title): 눈이 맞으면..


국민학교 다닐적에 어린이용으로 나온 김유신 전기를 읽은 적이 있다.

같은 김씨라서 그런지 김아토끼는 이순신 장군보다 김유신 장군을 훨씬 

좋아했었다. 음.. 성씨보다는 이순신 전기에는 활쏘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

김유신 전기에는 칼쓰는 장면이 많이 나와서, 칼을 더 숭상하던 토끼가

그쪽으로 기울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 책에도 그 유명한 

김유신과 김춘추의 여동생(문희던가? 아니, 그건 영화배우이름인데, 쩝) 사이의

로맨스가 소개되어 있었는데..

하루는 김유신이 김춘추의 집에 들렀다가 그의 여동생과 눈이 맞게 된다.

(그녀는 이미 언니로부터 꿈을 산 후이고.)   

그리고는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 그녀는 얼마후 아이를 배게 된다.

이를 안 김춘추는 처녀가 애를 밴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마당에 장작을 쌓아놓고 화형(?)을 시키겠다고 야단 법석을 떨고..

이 장면에 와서 토끼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그 전까지의 토끼에게 있어서의 아이에 관한 정설은, 결혼을 하게 되면

자동적으로 아가가 생산된다는 것이었는데, 이 책을 읽고 보니,

결혼하기 전이라도 눈만 마주치면 아이를 밸 수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으으, 수년간 지속해오던 정상과학(?)의 패러다임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참으로 당혹스러운 진실(?)이었다. 어릴 때는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그래도

굳게 믿었던 토끼는, 어른이 되면 정말 여자 조심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어떤 여자와도 결혼하기 전엔 결코 의미있는 눈길을 교환해서는

안된다고, 그러면 큰일난다고 굳게 속으로 다짐하면서도, 그것참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에 자꾸만 걱정이 되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

그 후로 한 두살 더 먹어서였던가, 역시 청소년 문고판으로 나온 똘스또이의

'부활'을 읽게 되었다. 거길 보면 거의 처음 장면에서 주인공 네흘류도프는

카추샤의 방 문앞에서 그녀를 힘껏 끌어 안는다. 그리고 그 챕터는 끝난다.

그리고는 다짜고짜 카추샤는 사라져 버리고 네흘류도프는 그녀를 찾아

온세상을 헤매는데, 으으.. 열받는다. 도대체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한 번 끌어 안은 것이 뭐 그리 죽을 죄라고 평생을 죄인 행세를 하며 

그토록 빌고 다니는데도 용서를 받지 못하는가말이다. 하긴, 눈이 마주쳤다고

죽임을 당해야 할 정도라면 껴안는 것은 능지처참을 당해야겠지만,

그 때 정말로 답답했던 걸 생각하면 그 나이엔 '김유신 사건'은 잊어 버렸거나

극복한 후였음이 틀림없다. 어쨌건 어린 마음에 여자를 사귀는 것은 역시 

무지무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꼬옥 꼭 박혀 버리고 말아서..

아직도 의식의 바닥에 그것이 남아서 요모양 요꼴인지, 헤헤..


..

쓰고 보니 바로 위 란다우님의 토플리스 얘기와 성격이 비슷한 것같아 

좀 찜찜하다. :)   토플리스라.. 기마토끼는 항상 불만인 것이

왜 여자는 topless면 안 되고 남자는 괜찮은 가 하는 것이다.

토끼는, 마음가짐을 topless는 안 야한 거다, 하고 보면 남자나 여자나

안 야해 보이고, 또 마음가짐 모드를 topless는 야한 거다, 하고 셋해

놓으면 남자나 여자나 다 야해 보이기 땜에 하는 말이다.

물론 한국에선 남자도 아무데서나 topless일 수는 없지만.

그러면서도 또 궁금한 것은 여자는 소데나시, 핫팬츠 입고 다니는데,

왜 남자는 아직도 그 정도 노출을 꺼려하는가 하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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