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의 품에서 세파에 몸을 던진 인권단체
지난해 한국 인권운동사에 기록될 만한 사건을 꼽는다면 ‘양지마을 사건’과
‘김훈 중위 사건’을 빼놓을 수 없다. ‘양지마을 사건’은 사회복지법인
부속시설인 양지마을이 부랑인·정신장애인 등 수용자들에게 불법감금과 성폭행 등
인권유린을 자행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우리 사회 복지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김훈 중위 사건’ 역시 자·타살 여부를 둘러싸고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군 의문사 문제’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내 인권운동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이들 사건의 선봉에는 언제나 오창익(33·왼쪽)
고상만(30·오른쪽) 이효신(28)씨 등 천주교 인권위원회의 ‘인권지킴이’들이
버티고 있었다.
지난 6월12일 오씨 등 천주교 인권위 간사 4명은 ‘천주교’라는 울타리를
뛰어넘어 새로운 인권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는 가칭
‘인권실천시민연대’(시민연대)라는 이름을 달고 오는 7월2일 공식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인권침해 실태를 좀더 적극적으로 맞부딪쳐 해결하겠다는 게
이들의 각오이다.
아직 조직적인 체계는 갖추지 못했지만 서울 용산구 삼각지에 새로 사무실도 내고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유정(변호사) 김녕(서강대 교수)
서준식(인권운동사랑방 대표) 이혜숙(전군협 회장) 최용철(두리출판사 대표)씨 등
10여명의 창립준비위원들은 ‘시민연대’의 공식 출범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인권운동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보내는 격려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말 사무실을 낸 뒤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았지만 이들의 취지에 공감한 자발적
회원이 벌써 100명을 넘어섰다. “같이 일하고 싶다”며 먼저 다가오는 사람들도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천주교라는 울타리가 없어졌다는 점에서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더욱 열심히 하라며 격려와 함께 적극적인 참여를
약속해주신 덕분에 용기백배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할 일은 여전히
많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사랑을 부탁하고 싶습니다.” 문의:
02-749-9004.
조성곤 기자
csk@ma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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