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프란치스꼬 수도회 강당에서 열렸던 결혼식 기억이 나는군요. 성당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아담하고 좋은 곳이었다고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때도 겨울이어서 코트 입고 갔었는데, 말씀대로 장소가 조금 좁아서 바깥에서 호호거리며 서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제 이름도 프란치스꼬니까 만일 결혼을 하게 되면 그곳이 어떨까 하고 줄곧 생각했었는데요... 성당에서 그런 텃세같은 것이 있다는 얘기를 들으니 좀 섭섭하게 느껴지는군요. 그래도 자기가 다니는 성당에서 안하는 경우에는 그쪽 성당 신자들이 불편해지니까 뭐 그런 이유같은 게 있겠죠? 얼마 전에 후배의 결혼식이 성당에서 열려 세례받고 처음으로 혼배미사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는 주로 바깥에서 식이 끝나기를 기다렸죠. 그 성당은 참 위치도 애매한 곳이었어요. 근처에는 러브호텔들이 서너개 들어서 있었고, 성당 자체도 낮은 지붕을 가진 작은 성당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신랑의 형 되시는 분은 바로 그날 결혼식 주례를 맡으신 신부님이었습니다. 신부님이 능력이 없어서 좋은 성당을 선택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랑쪽은 보니까 대부분 미사포를 쓰고 계신 것으로 보아 천주교 집안인 듯 했습니다. 그땐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니 소박하게 살아가시는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 오히려 좋게 느껴지는군요. 이번 주말에도 두 군데의 식장에 다녀왔습니다. 한 곳은 먼저 한 결혼식 사진 촬영이 끝나기가 무섭게 다음 결혼식이 이어지는 평범한 예식장이었고, 또 한 곳은 KBS 신관에 있는 큼지막한 홀이었습니다. KBS의 경우는 친구가 그곳에서 근무 하기 때문에 가능했겠지요. KBS에서 열린 결혼식은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고, 공간이 넓어서 편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이런 느긋한 결혼식을 예식장에서 하려면 돈 좀 들지 않나요? 하긴 호텔에서 해도 생각처럼 비싸지는 않다는 얘기를 듣긴 했으니까 어쩌면 약간 더 쓴다는 정도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