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holic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목록][이 전][다 음]
[ catholic ] in KIDS
글 쓴 이(By): kwonyh (님을찾아서)
날 짜 (Date): 2006년 7월 20일 목요일 오전 07시 42분 13초
제 목(Title): 성소이야기 - 친구에게 [4]



 어머니도 내가 성당에 다시 나가는 것을 알고  계셨지. 그러나 그렇게
맨 처음 반대하시던 것처럼 반대는 하시지 않았지. 성당에 나가는 것은
어머니의 허락 아닌 허락이 있었다. 그러나 내가 수도원 성소모임에 나
가는 것을 아시고는 가지 말 것을  이야기하셨다. 수도원에서 성소모임
편지가 오는 것을 보고 아셨지. 어머니가 싫어하셨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의 삶을 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이었으니까 말이다. 1993년 8월, 회사에
서 여름 휴가를 얻어서 수도원에서의 삶이 어떤지 3박4일 동안 지내기
도 했다. 어머니는 아마도 내가 그 모임에 갔다오면은  다시는 안 가겠
지 생각하셨는지 잘   갔다 오라고 하셨다. 여름 휴가마다 배낭을 메고
등산을 가던 내가 휴가에 등산을 가지 않기로 한 것은 큰 결단이었다.
 수도원에서 4일 동안의 생활은 신선한 것들이 많이 있었다. 마지막 날
의 독서를 읽고난 후 강론을 하시는 신부님이 나를 지적하면서 "수도원
의 생활을 다른데에 가서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 하고 질문하셨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사람처럼 좋게, 아니면 나쁘게 말하겠는가?" 그날
독서는 민수기 13장의 내용으로 모세가 가나안 땅에 정탐대를 보내 가
나안 사정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보고를 듣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그러
나 그 정탐대는 두 패로 나뉘어 한 패는 좋은 곳이라고 이야기하고, 다
른 한패는 살 곳이 못 된다고 보고하는 그런 대목이다. 강론을 하신 신
부님도 나에게 두 패중 어느 사람들처럼 이야기할 것인가를 질문한 것
이었다. 너도 기회를 내어서 한 번 읽어 보렴. 수도원에서는 보통  아침
5시 30분 정도에 일어나는데 마지막   날은 난 4시 정도에 일어나 성당
에 내려가 기도하였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려 달라고 말이다. 내가 수도자가 되기를 원하는지, 아니면  결혼하기
를 원하는지 알려 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아무 말도  나의 귀에는 들
리지 않았다. 그렇게 수도원의  4일 동안의 생활을 마치고  일생생활로
되돌아 왔다. 그래서 그 해에는 너와 여행을  같이 할 수 없었다. 너도
아마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11월에 일일 피정을 통하여 수도생활이  무엇인지, 수도자는 누구인지
등에 대하여 생각하여보았다. 피상적인 것이 조금씩 구체화되어 갔다.
 연말이 다가오자 성소담당 신부님이 입회 여부를  물으셨다. 너에게도
가끔 이야기했듯이 수도생활을 하고 싶었던  나는 입회를 할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본당 신부님의 추천서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본
당 신부님에게도 수도회에 입회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신부
님에게 추천서를 써 주시길 부탁드렸다. 신부님은  그 이야기는 다음에
하자고 하시며 왜 수도원에 가려고 하는지 등 여러 가지 질문을 나에게
하셨고, 내가 대답을 드리지 못한 문제에 대하여서는 생각을 해보고 다
음에 이야기하자고 하셨다.
  본당 신부님과 두 번째 만나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제일 궁금한
"내가 하느님을 찾는 것인지,  아니면 하느님이 나를  부르시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드렸다. 신부님은 "사도행전  9장의 바오로 사도의
부르심을 한 번 읽어 보고 생각해 보게." 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사도
행전을 읽으며, 나에게도 바오로 사도처럼 "안토니오 너는 수도원에 가
라."  하고 말씀해주기를 얼마나 바랬는지 모른다. 4일 동안 수도원에서
생활하면서 내내 드렸던 기도를 다시 하게 되었다. 바오로 사도에게 나
타난 것처럼 나에게도 일어나길 바랬다.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
았다. 그러므로 내가 짝사랑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
다.  더욱이 어머니는 "수도원에 가지 말라."고  하셨다. 이런 궁금증을
안고 세 번째 본당 신부님과 만났을 때에 신부님은 나의 질문에  "그렇
게 생각하는 것만으로 하느님께서  부르시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여기에 위안을 얻었다. 그리고 본당에서 나보다 더 열심히 활동하
던 형제가 나에게 왜 수도원에 가려고 하는지 자기는 그런 생각 안 한
다고 하였을 때에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직장에서도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하였을 때, 직장  상사가 "여기에 있
는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아갈 수 있지 않습니까?" 하고 나에게  질문을
하더구나. 너 역시 나에게 이렇게 물어 보았지. 나는 웃으며 말을  하지
않았지. 직장 상사에게도, 너에시의 게도 말이다. 어떤  시의 한 구절이 
생각나는구나.
"왜 사냐고 물으면 웃지요"
나 역시 이것이 너에게 할 수 있는 대답이다 .

  수도원에 살기로 작정하고 온 날, 어머니를  전철역까지 배웅하고 돌
아서 올 때 수도원에 보내고 싶지 않지만, 보내  주신 어머니께 감사드
렸다.
  친구야, 나는 수도원에 오면서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었다. 다른  사
람이 나를 생각하고 " 왜 그가 수도원에 갔을까?" 하고, 질문하게 하고
그 질문에 " 하느님 때문일 것이다."라고 답을 얻기를 기도하였다. 너도
나 때문에 하느님을 한 번 생각해 주기 바라며 이만 줄인다.

             수도원에서 친구가


--- 끝  ---

[알림판목록 I] [알림판목록 II] [글 목록][이 전][다 음]
키 즈 는 열 린 사 람 들 의 모 임 입 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