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붕괴'뒤엔 가족붕괴...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3) '교실 붕괴'의 뒤편에는 가족 붕괴,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 붕괴'가 숨겨져 있다. 교실붕괴는 학교 안의 얘기가 아니다. 서울 산업정보고 1학년 최모(16)양은 중학교 1학년때 오빠만 싸고 도는 부모가 미워 일 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96 년 최양은 가출했다. "학교도 집도 모두 내 고민을 들어주지 않았어요." 서울 정보산업고 3학년 임모양와 정모(18)양은 지난 4일 가출했다. 임 양의 부모는 "내딸은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 잘못된 길로 빠져들었다" 고 했다. 정양의 부모는 "딸이 두달 전에 가출했는데 곧 돌아오더라" 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매년 경찰에 가출 신고되는 중-고등학생들은 12만명. 이 중 7만∼8 만 명이 학교에서 퇴학당한 학생들이다. 이들은 학교가기 싫어서(40%), 부모와의 갈등(25%), 불량한 친구관계(25%), 학교 선생님과의 갈등 (3%) 때문에 가출했다.(한국청소년 선도회 자료) 한국 청소년 선도회 박부일(55) 회장은 "학교와 집에 유대의 끈이 이 어지는 학생중에 탈선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며 "'교실 붕괴'는 부모 에 게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교실에 붙잡아 두는 구심력은 현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학 교는 교육의 주체가 아니라, 주변부의 구경뿐으로 전락했다. 교육은 스 승과 제자간의 전인격적인 관계를 토대로 한다. 그러나 학교는 지 식 교 육은 학원에, 인성 교육은 인터넷과 외부 상담기관에 뺏겨버렸 다. "286 컴퓨터로 인터넷 하는 것 봤어요? 우리는 팬티엄 컴퓨터예요.선 생님들과 얘기가 통하겠어요?"(서울 모 고등학교 홍모군). "여자 문제 가 생겼다고 얘기했다가 맞을 일 있어요?"(서울 모 공고 3년) 상담교사들은 "인문계는 진학상담, 실업계는 문제학생 지도가 전부" 라며 "학교에서 '상담'이 사라진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경기 정보 산 업고의 상담교사는 "학생들이 심각한 고민을 터놓는 경우는 1년에 한 두 건 뿐"이라고 말했다. 엄벌 위주의 학생지도 역시 '교실 붕괴'를 촉발시킨는 요인으로 지적 된다. 이모(16)양은 지난 6월 경기도 광주의 한 고등학교로 전학했다. 교 내 폭력서클에 가입한 그녀는 선배들이 하라는 대로 후배들을 폭행 했고, 맞은 아이들의 부모들은 학교를 찾아가 징계를 요구했다. 이양의 부모는 학교에 찾아가 "아직 어린 학생이고 가정에서 잘 보살 필 테니 한번만 기회를 달라"고 선처를 요구했다. 학교측은 "문제 학 생 을 그대로 둘 경우 다른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준다"며 이양과 친구 3명 을 자퇴시켰다. 청소년보호위원회 강지원 위원장은 "청소년 교육 은 어느 한 기관의 몫이 아니라 학교-가정-사회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숙제"라 며 "어른들은 자녀들이 모범생이 되기 를 원하기에 앞서 자녀들의 변화를 이해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강 위원장은 "청소년들은 '초기 일탈' 단계에서 교정해야 하는데 대 부분 의 학교들이 '문제아'로 낙인찍힌 아이들을 너무 쉽게 포기한다"고 우 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