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같은 층에 있는 실험실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들어오시더군요.
저도 그 실험실에 한달가량 있었기 때문에 교수님하고도 잘 아는 사이입니다.
인사를 드렸더니, '어 그래, 너 왔어?' 하고 웃으시더군요.
그리고는 랩을 돌면서, 학생들에게, '요즘 실험은 잘 되나?' 묻고 다니십니다.
이건 어떻게 되가나? 저건 어떻게 되가나? 물으시는 교수님, 대답하는 학생들,
그런데 서너명의 학생들이 한가지 실험이 되지 않는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 실험은 기본적이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었거든요.
뭐가 문제일까..? 하시면서 교수님이 이것저것 체크를 하시더니,
enzyme(효소)이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우리가 enzyme을 언제 구입했지?'
'**에 벌크로 두박스 구입했고, 지금 한박스는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 말을 들은 교수님은, 현재 쓰고 있는거 다 버리고,
어느어느 실험실에서 쓰고 있는 게 좋다고 하니, 그걸로 새로 주문하라고 하시면서,
'내가 생각할땐 enzyme 가격보다는 자네들 시간이 훨씬 중요하니까,
좋은 거 가지고 실험하라구.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라고 말씀하시더군요.
그 선생님 성격이 원래 뒤끝없고 호탕하신 분이라 더욱 그랬겠지만,
다른 랩 놀러갔다가 이렇게 감동먹긴 처음이었습니다.
최근에 학교에서 학생과 교수사이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들었을 때,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정말, 이 교수님 만큼만 생각해준다면 그런 일은
없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사람을 사람으로써 딱 고만큼만 생각해주면 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