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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쓴 이(By): parsec ( 먼 소 류 )
날 짜 (Date): 2009년 10월 02일 (금) 오후 12시 19분 34초
제 목(Title): Re: 과학발전을 저해한 10대 인물을 뽑는


플라톤 같은 인물도 빼놓을 수 없겠더군요.
화이트헤드가 서양철학은 플라톤의 주석이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크고 오래 지속되었고, 후에 기독교 교부철학에도 영향을 끼쳤고
프톨레마이오스 등에도 영향을 끼쳤고, ...

플라톤의 책들을 지루함과 밀려오는 짜증을 참고 읽어보면 처음엔 뭔가
그럴듯하게 시작하다가 중간쯤 읽다보면 난데없는 황당한 상상력과 근거도
빈약한 추론을 뒤섞어 논리도 비판도 없이 거창한 썰을 풀기 시작합니다.
티마이오스를 보면(아틀란티스 전설이 여기에 나온다고 하길래 재미삼아
들춰봤음) 이데아론부터 시작해서 나름대로의 신학 비스무레한 이야기를 꺼내
더니 우주의 구조부터 도형의 성질에서 출발해서 4원소설을(또는 5원소설)
풀어놓고, 물질의 성질, 중력, 생물학, 의학, 심리학, 사회학, 등 무엇에 대한
이론이든 다 유도해 낼 수 있을 듯한 기세로 비판도 토론도 없이 장광설을 펼칩니다.
마치 주역에서 이진수 체계에 모든 사물과 자연현상을 뀌 맞추는 것과 비슷합니다.

제대로 된 과학이론이 없던 시대에 그런 썰을 마구 풀어놓는 덕에 그 뒤의
과학은 그 형이상학적 틀에서 벗어나기까지 힘든 과정을 거쳐야만 했죠.

나중에 유클리드가 정리하게 될 눈부신 기하학적 발전이 실험과 경험을
중시하는 과학풍토에서 제대로 된 쓰임새를 만나기 전에 얼마나 황당한
이론전개의 수단이 되었나를 보면 놀랍습니다.

물론 그 덕분에 기하학은 놀랄 만한 수준으로 발전했죠.

신전의 정육면체 제단을 2배 부피로 만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한
원추곡선론이 만유인력하에서 운동하는 천체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데 쓰이기
위해서는 1700년 이상을 기다려야 했듯이 한 때는 과학의 발전을 저해한 막무가내
사상이 훗날 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역사의 아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When I try to study tensors in general relativity my
                eyebrows generally get relatively tenser and ten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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